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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읽기] EU에 백기 든 머스크

트위터 오너인 일론 머스크가 지난주 워싱턴포스트·뉴욕타임스 기자를 포함한 저널리스트 몇 명의 트위터 계정을 정지해 논란이 일었다. 머스크는 이들이 독싱(doxxing), 즉 온라인에서 타인의 개인정보를 허락 없이 공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머스크는 자신의 비행기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알리는 트위터 계정을 삭제했는데, 이 계정 운영자가 트위터의 경쟁 서비스인 마스토돈에서 그걸 계속 운영한다는 이유로 마스토돈의 트위터 계정을 정지해 버렸다. 그런데 머스크는 기자들이 그런 일이 있다는 사실을 얘기했다고 독싱이라 주장하며 계정을 정지한 것이다.   문제가 커지자 머스크는 온라인 투표로 결정하겠다며 이 기자들의 계정을 언제쯤 복구시키는 게 좋겠냐며 ‘지금 당장’ ‘내일’ ‘일주일 후’ 등의 선택지를 줬는데, 지금 당장 복구하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이에 당황한 머스크는 선택지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투표를 다시 하겠다며 얼버무렸다.   그러는 중에 유럽연합(EU)이 직접 나섰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언론인 계정을 멋대로 정지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며, 이런 행동을 할 경우 EU가 트위터를 유럽에서 제재할 수 있다는 강도 높은 경고였다.   이 메시지가 나온 직후 머스크는 갑자기 태도를 바꿔 투표 결과에 따라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즉시 기자들의 계정을 복구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게 투표 결과가 아닌 EU의 경고 때문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트위터는 유럽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잃으면 안 되고, 테크기업 규제에 관한 한 유럽이 미국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결과였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디지털 세상 읽기 머스크 백기 일론 머스크 직후 머스크 트위터 계정

2022-12-23

[중앙 칼럼] 조 바이든의 묘한 웃음

유명 대형 서점 ‘반스앤노블(Barnes & Noble)’에 가면 현 대통령 조 바이든이 바닥에 깔린 채 웃고 있다. 냉랭한 현실이 반영된 배치다. 그의 미소를 표지 삼은 책(자서전 제목·Promises to keep)은 자서전 섹션 맨 하단에 있다. 자서전만 밑에 깔린 건 아니다. 지지율도 한동안 바닥을 기었다. 그런 바이든은 놀랍게도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필패’라는 예상을 뒤엎고 또 한 번 웃었다.   바이든의 웃음은 묘한 데가 있다. 지난 대선 때 뉴욕포스트는 아들 헌터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관련 비리가 담긴 이메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크게 두 가지였다. 조 바이든이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아들 헌터로부터 우크라이나 기업인을 소개받은 사실, 부통령 직위를 이용해 헌터가 재직하던 우크라이나 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를 무마시켰다는 내용이다.   대선 직전 이러한 내용은 ‘헌터 게이트’로 불리며 대선 판세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는 “부패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공세에 나섰지만, 바이든은 그때도 묘한 웃음을 보였다. 대수롭지 않다는 듯 조작된 내용이라고 치부해버렸다.   빅테크는 바이든의 웃음을 거들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은 뉴욕포스트의 기사 내용을 해킹된 자료를 이용해 조작된 ‘가짜 뉴스’로 규정해버리고 유통을 막았다. 헌터 게이트는 그렇게 음모론, 가짜 뉴스 딱지 등이 붙은 채 바이든의 웃음 뒤로 사라져갔다.   그랬던 조 바이든이 요즘도 웃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얼마 전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가 연일 내부 파일을 공개하고 있다. 일례로 당시 트위터 임원들이 헌터 바이든에 대한 뉴욕포스트 보도 내용 처리를 두고 주고받은 메시지가 공개됐다. 이는 오늘날의 검열과 왜곡, 진실이 어떠한 식으로 가려지는지 그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2020년 10월 14일이었다. 뉴욕포스트의 헌터 바이든 관련 기사 내용을 인용했다는 이유로 당시 백악관 대변인이었던 케일리 매커내니의 트위터 계정이 폐쇄됐다. 트럼프 선거 캠프 소셜미디어 전략 담당 마이크 한은 트위터 측에 즉각 이메일을 보냈다. 검열 정책 기준 등을 묻는 내용이었다. 이메일을 받고 난 뒤 트위터 내부에서는 난리가 났다. 애초부터 콘텐트 및 계정 삭제 기준이 불분명했으니 애써 명분을 만들어야 했다. 트위터 안전 최고 책임자 요엘 로스와 법률 담당 바자야 게이드 등이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해킹된 내용이라고 치부해버립시다. (기사에 대해) 갑자기 불거진 일이라 진위는 확실치 않지만…클릭하면 안전하지 않은 링크라고 해버리죠.”(요엘 로스)   “어떠한 경고 내용을 띄울 건데요?”(바자야 게이드)   “그냥 일반적으로 ‘안전하지 않은 내용’이라고 하면 돼요. 스팸이나 악성 소프트웨어, 트위터 규정 위반 같은 거…이상적이진 않지만, 지금은 그 방법밖에 없어요.”(요엘 로스)   그랬더니 트위터 임원으로 추정되는 트렌턴 케네디라는 인물이 “(삭제 이유가) 안전 문제라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며 “차라리 해킹에 의한 링크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메시지를 덧붙였다.   당시 트위터는 뉴욕포스트의 보도 내용과 관련해 사실 여부조차 모르면서 단지 자신들의 ‘정치적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당 기사의 유통부터 막아버렸다. 또, 기사 링크를 인용했던 보수 진영 인사들의 트위터 계정까지 폐쇄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 헌터 바이든과 관련한 스캔들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난 상태다. 당시 조작, 음모 등이라고 우겨대던 주류언론조차 헌터 바이든 노트북에 담긴 내용이 사실임을 부정하지 못한다.   여론 조작, 선동, 통제 등이 자행되고 있다. 대중이 현혹되기 쉬운 시대다. 조 바이든의 묘한 웃음엔 다 이유가 있다. 장열 기자중앙 칼럼 웃음 트위터 계정 헌터 게이트 당시 트위터

202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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